쉽게 보기 힘든 작품이었다. 도중에 몇번이고 읽다가 포기하고, 몇개월이 지나 다시 보는식으로 결국 다 보았다. 작가의 표현력과 묘사력이 뛰어나 계속 찾게되었다.
그 내용이 조금 보기 힘들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약하고 숨기고싶은 부분을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바꿔 보여준 느낌이었다. 당연하게도, 그것들중에 내 모습도 비춰졌기때문에 힘든 것이었다.
작품의 주인공인 푼푼은 아주 평범한 남자아이였다. 단지 남들보다 조금 더 섬세했고, 남들보다 조금 더 상처받을 것들이 많았을 뿐이었다.
푼푼에게 아이코는 특별한 존재였다. 첫사랑이었고, 푼푼의 고향이었고, 푼푼을 망가뜨리는 저주였다.
푼푼과 아이코는 오로지 서로만을 원했고, 서로의 상처를 핥어주면서 서로를 좀먹어갔다.
푼푼의 삶의 무게중심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있던것이다. 당연하게도 푼푼의 인생은 기울어져갔다.
작가는 계속해서 왜 푼푼이 도망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성장할 수 없었는지 긴 이야기에 걸쳐 납득시켜준다.
그러면서도 푼푼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린다. 푼푼만의 이유를 보여줘놓고, 최악의 결과들을 보여주다니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우리들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타인을 의지하고 믿어야하지만, 그렇기엔 개개인은 너무나도 연약하다. 거기서 오는 괴리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타인을 믿는 용기. 그것이 필요하다
안좋은 말만 쓴거같지만, 정말 재밌게 그리고 감명깊게 본 작품이다.
마음속 별이 무너져내린 어른들을 위한 동화.
잘자 푼푼